🐬 서울국제도서전이 벌써 두 달 전 일이라고요?!

2025. 8. 12.

이 메일이 잘 안보이시나요?

돌고레터
돌고래 출판사 근황을 전하는 비정기적 깜짝 뉴스레터

서울국제도서전 이후

첫 안부를 전해요

편집장 별타래🌟

도서전에서 돌고래 부스를 찾아주시고 SNS 팔로우까지 해주신 VIP 여러분, 무더운 날씨에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두 달 만에 근황을 전합니다. 신간 소식이라면 좋겠지만...^^;;; 어떤 이야기들을 전해야 할까 하는 고민을 담아 파일럿 레터를 띄워보아요.

돌고래 출판사는 그사이에 다양한 행사들을 치렀어요. 6월 말에는 예스24 사락과 함께하는 <현대인을 위한 신화·상징 인문 읽기 모임>의 마지막 오프라인 모임을 잘 마쳤고요. 7월 초에는 노무현재단과 인사회가 주최하는 제1회 사람사는세상 책문화제에 참여해 출연자이기도 했던 백곰 님 사회로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북토크도 했습니다. 바로 다음주 목요일 21일에도 북살롱 오티움에서 북토크가 열리는데요. 이 책의 추천사를 쓴 정혜승 전 청와대 디지털소통센터장과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눠보려고 합니다. 놓치고 싶지 않은 분들은 지금 바로 신청해주세요!

한편 내년, 내후년에 독자님들에게 소개할 책들도 열심히 기획하고 있는데요. 너무나 멋진 작가님들의 너무나 멋진 책들이라 입이 근질근질하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정성껏 잘 만들어서 차근차근 소개하도록 할게요. 무엇보다 지금 만들고 있는 『여성 상징 사전』 3, 4권을 얼른 보여드리고 싶고요. 『천 척의 배』 작가 나탈리 헤인스의 후속작 『여신의 힘』을 홍한별 번역가님이 즐겁게 번역 중이시고 『옷을 사지 않기로 했습니다』의 이소연 작가님도 열심히 후속작을 집필 중이세요. 두 종 다 올해가 가기 전에 보여드릴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합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7월에 아버지를 보내드렸고요. 뜨거운 태양 아래 모기에 뜯기며 정원과 텃밭을 돌보는 일도 근근이 이어가고 있어요. 자연의 모든 경이로운 움직임과 리듬, 주기를 이루는 핵심 요소는 생명의 탄생과 죽음일 텐데요. 크고 작은 탄생과 죽음들 속에서 그 모든 것이 연결되어 있다는 감각, 그리고 우리 역시 그중에 하나라는 감각을 회복하곤 합니다. 이런 감각이 우리 삶을 더 겸손하고도 더 독창적으로 만들어주는 것 같아요. 독자님들도 분주한 일상에서 이런 감각을 회복하는 시간과 장소들을 찾아내 누리시기 바랄게요!

도서전을 끝마치고 사무실로 돌아가는 길.

매우 평화로움...*

마케터 일상 🐬🍀

두둥! ✨️NEW✨️ 현판

도서전의 여파에서 어렵사리 빠져나와 그동안 계속 미루고 미뤘던 (헤헤...) 돌고래 현판을 달았습니다. 제법 귀엽죠?😘 새로운 돌고래 아지트에서 첫 북토크를 진행했을 때 많은 분들이 공간을 정말 예쁘게 봐주셨던 기억이 나요. 하반기에도 독자님들을 초대할 기회를 꼬옥 만들겠습니다. 그때 이 동그란 현판을 만나면 반갑게 인사해주셔요!

돌고래의 여름나기 💦

마케터 혱🥯

분명 '입추'를 지났다고 들었는데, 가을은 대체 어디 있는 것이지요…! 불볕더위에 밖에 나갈 엄두조차 나지 않는 날엔 돌고래 식구들이 모여 간단히, 그런데 이제 아주 맛있는 점심을 만들어 먹는답니다. ( 𓏸˙ ᴗ˙𓏸) 오늘도 역시 후덥지근한 날이에요. 그래도 이 레터가 도착할 때쯤엔 아침저녁으로 조금 선선해지지 않을까... 차분히 처서 매직을 기다려 봅니다...🥹

저는 더울 때일수록 지치지 않게, 온갖 귀여운 것들로 일상을 채우며 에너지를 충전하는데요. 얼마 전엔 교보문고에 갔더니, 아니 글쎄, 이 부숭부숭한 거북🐢과 눈이 마주쳤지 뭡니까. 이러려고 교보문고에 온 건 아니지만, 어떻게 그냥 지나칠 수 있겠어요. 아주 짧게 고뇌(...라고 해도 될지...)한 뒤 바로 데려왔습니다. 이 친구는 이제 저와 평생을 함께하는 거예요. 사실 『거북의 시간』 필사단을 운영했을 때 다양한 거북 소품을 가진 독자님들이 내심 부러웠거든요. 제게도 똥똥한 거북템이 생기다니…! 사진만 봐도 기분이 좋아지는 기적…!!🫶🏻

그리고 저… 드디어 교환독서 세계에 입문했습니다. '책은 깨끗하게!' 주의라서 처음에는 책에 무언가 끄적거린다는 게 무척 어색하고 불편했는데요. 언제 그랬냐는 듯 금방 적응하여 지금은 밑줄도 쫙쫙 긋고 신나게 낙서도 하고 느닷없이 스티커도 붙이면서(?) 교환독서를 즐기는 중입니다. 기록하면서 읽으니 내용도 머릿속에 오래 남는 것 같고요.✍️ 물론 'ㅋㅋㅋ'가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긴 하지만요. 그렇게 읽은 여름책, 『8월은 악마의 달』을 추천드리고 싶어요. 8월은 악마의 달이 맞아요. 혹시 돌고래 책으로 교환독서 할 분 계실까요...?🙋🏻‍♀️ (1/n)

편집자 후기 🐬💌

저는 사람들이 언제나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편집자 날씨🌤️

작년 설 연휴, 「더 커뮤니티」를 몰아 보던 시간이 떠오릅니다. 많은 시청자분들의 소감처럼 저 역시 한 사람 한 사람을 정치적 구호나 집단 너머에서 온전히 마주하는 경험을 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제 안에서 가장 크게 이루어진 작용은, 제가 어떠한 것에 익숙하고 어떠한 것을 불편해하는 사람인지를 절절히 깨닫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출연자들의 행동과 말을 지켜보며 순간순간 드는 감정을 돌이켜 보니 저는 욕망을 드러내기보다 숨기고 감추는 것에, 감정이 추동하는 말하기보다는 이성과 논리에 기반한 발화에 익숙하고 또 그것들을 미덕으로 여기는 사람이더라고요. 사람들에 대한 제 판단이 꽤나 본능적이고 직관적으로 이루어진다는 사실도 새삼스레 깨달았습니다.

‘이런 프로그램 도대체 누가 만들까! 그의 머릿속이 궁금하다!’ 당찬 호기심을 안고 처음 피디님을 만나 저희가 세운 목표는 프로그램에 기반하되, 그와 독립적으로 읽힐 수 있는 책을 만들어보자는 것이었어요. 그래서 이 책은 독특한 위치에 놓입니다. 지금 우리가 제대로 이해해 볼 만한 정치적 개념과 현상을 짚어나가면서도, 저자 개인의 경험과 프로그램 속 출연자들의 말과 행동, 그리고 그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을 교차하며 일상의 세밀한 장면들 속에서 정치적 담론을 펼쳐 보입니다.

하나의 주장을 밀고 나가기보다는, 서로 다른 입장이 생겨나는 맥락과 배경을 중심에 두고 다양한 의견에 자리를 내어주는 책이에요. 여러 장치를 적재적소에 배치하고, 시청자들이 참여할 수 있는 질문으로 프로그램을 채우고, 출연자들의 다양한 면모를 담으려 했던 섬세한 연출처럼 권성민 피디님의 글 역시 범위와 서술에 있어 세심하며 치열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프로그램만큼이나 재밌고, 프로그램을 보지 않으셨어도 재밌게 읽으실 수 있습니다.🤩

“머릿속으로 수많은 누군가들과 다퉈보며 썼다”는 피디님의 소회처럼, 저 역시 원고를 다듬어나가는 동안 한 장마다, 한 단락마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사람들이 달랐습니다. 광장에서 자신의 정치를 실현해 나가고 있을 친애하는 페미니스트 퀴어 친구들이, 태극기를 들고 안국역을 가득 채웠던 이들이, 언제나 이해할 수 없는 말로 가득한 온라인 댓글들이, ‘이대남’으로 명명되는 또래 남성들이 스쳐 지나갔어요. 그 다양한 얼굴들과 불화하고, 타협하고, 설득하며 원고를 매만졌던 모든 시간이 저를 더 나은 시민으로 만들어주었다고 진심으로 믿습니다.

책이 출간되고 며칠 뒤 저의 친오빠가 책의 구절을 찍어 보내며 재밌게 읽고 있다고 전해왔어요. 언제나 정치 이야기에는 말을 아끼고 다소 냉소적이었던 사람이 어쩌면 이 책의 어딘가에 자신의 자리가 있다고 느낀 건 아닐까 싶었습니다.

저는 사람들이 언제나 누군가를 이해하고 싶어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애정에 기반한 것이든, 원하는 목적을 이루기 위해 설득이 필요해서든, 당장 마주해야 하는 현실에서 괴로움을 덜기 위해서든 말이에요. 그런 모든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하나의 계기이자 창구가 되어주기를 마음 깊이 바랍니다. 때때로 우리의 믿음 자체가 결과를 만들어낸다는 심리학의 설명처럼, 세상을 지어나가는 데 어쩌면 가장 중요한 것은 서로의 이야기를 진지하게 듣고 대화할 때 세상이 더 나아질 수 있다는 믿음이 아닐까, 또 한번 믿으면서요.

❝숫자만 보면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직접 만나서 이야기를 듣지 않으면 이해할 수 없는 것이 너무 많다. 사고실험이 아닌 실제 삶 속에서 무지의 장막이란 말은 서로의 얼굴을 가리는 가림막을 가리킬 때 더 잘 어울린다. 그 가림막을 들추고 서로의 얼굴을 들여다봐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있다.❞

ㅡ 『커뮤니티에 입장하셨습니다』 중에서

지금 만드는 책 🐬📚

빵 먹으며 사전을 완성하는 중입니다

『여성 상징 사전』 3, 4권

편집자 주황🍊

저는 요즘 『여성 상징 사전』 3, 4권을 작업하고 있어요. 『여성 상징 사전』은 바버라 G. 워커 선생님께서 25년간 모든 언어권의 민담, 설화, 신화, 전설을 수집해 사전 형식으로 총망라한 책입니다. 모양을 다룬 1권과 신성한 사물과 의례, 초자연적인 존재를 소개하는 2권에 이어서 3권은 인체, 자연, 동물을, 4권은 식물과 광물을 다루고 있어요.

저는 요즘 토요일만 기다립니다. 주말이라서만은 아니고, 최근에 집 근처에서 맛있는 빵집을 발견했는데 운영 시간이 짧아서 갈 수 있는 시간이 토요일밖에 없거든요. 여러분은 빵🥐하면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특별한 종교적 배경이 없지만 저는 그리스도교의 성변화 교리가 떠오릅니다. 빵은 예수의 살로, 포도주는 예수의 피로 변한다는 이야기가 흥미로워서일까요? 그런데 바버라 선생님은 그 이전 많은 문화권에서 빵은 사실 여신이 내어주던 것이라 말합니다. 주기도문 속 빵에 대한 기도는 여신을 향한 것이었고 게르만 전통에서는 여신에게 빵을 바쳤다고 해요. 빵은 곡물로 만들고, 곡물은 '어머니 대지'로부터 오는 것이니 어쩌면 당연한 이야기일 테죠. (자세한 내용은 4권에서 읽으실 수 있어요!)

제게 『여성 상징 사전』은 가부장적 시선을 거두고 '나'를 둘러싼 세계를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도와주는 책이에요. 자연, 동물과 식물, 별자리, 인체를 다루는 3, 4권은 더욱 그렇고요. 산, 바다, 별자리, 꽃과 풀, 나무, 그리고 동물과 곤충 등등. 『여성 상징 사전』과 함께 우리를 둘러싼 존재들의 상징적 의미를 거슬러 올라가다 보면 놀라운 이야기를 발견하실 수 있을 거예요!